월급쟁이, 컬렉터 되다미야쓰 다이스케 지음지종익 옮김아트북수 이 책을 읽기 전 아무래도 그림을 사야겠습니다 를 읽었는데 맥락이 비슷하다. 저자는 처음 부터 현대 미술이 뭔지 공격적인 질문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러면서 저자는 현대 미술을 이렇게 정의한다. 서로의 차이를 인식하게 해주고, 공존할 수 있게 해주는 힌트이자 도구가 현대 미술이라는 것이다. 국가와 지역의 문화, 역사, 종교, 정치, 풍습 등이 녹아 있는 것 그것이 바로 현대 미술 작품이라는 것. 작품을 감상하면서 작품 속의 배경과 내가 살고 있는 현실을 비교하면서 공통점과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는데 이것은 작품을 보고 느끼는 데 중요한 몫을 한다. 저자 다이스케는 구사마 야요이 작품에 빠져 현대 미술의 마력에 빠진다. 구사마 야요이 작품은 2번에 나눠 대금을 지불하고 저자의 첫 구매 작품이 된다. 현대 미술의 가장 흥미로운 점으로 저자는 아티스트와 교류할 수 있음을 꼽는다. 동시대에 존재하므로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기록이 자세하게 남아 있지 않은 고대 작품의 경우 작가의 의도를 정확히 알 수 없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그에 비해 현대 작품의 작가와는 소통할 수 있는 경로를 찾으려고 하면 길이 있기 때문에 매력적이다. 번역으로 편견이 개입될 수밖에 없는 언어 예술과 달리 시각 예술, 가사 없는 노래, 무용은 서로 다르다. 해석이 10이면 감상도 10이 될 수 있다. 어떠한 것이 정답이라고 딱 하나를 선택할 수 없는 일이다. 모든 것이 정답이다. 그런 점에서 작품을 이해하는 가장 지름길은 아티스트와 교류하는 일이다. 컬렉터의 입장에서도 아티스트와 교류한다면 눈속임에 속아 위작을 살 위험도 없고, 가격 상승 가능성 역시 높으므로 투자 가치도 높다. 역사 속 컬렉터들의 일본 이야기로 정치에 얽히고 설킨 사례들을 나열하면서 유명 컬렉터들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고 거기에서 힌트 얻을 것을 귀뜸해 준다. 차 가마와 함께 폭사한 마쓰나가 히사히데. 죽을 때 그림도 함께 태울 것을 명했으나 다행히 그림은 해외로 나가 여전히 살아남은 그림. 미에 대한 신념을 굽히지 않았던 센노리큐는 히데요시에게 죽음을 명 받고. 야미노 소지는 귀와 코가 잘리는 참극을 당하기도 한다. 이 대목에서 투기를 목적으로 작품을 대하는 현대인들에게 일침을 가한다. 예술을 사랑하는 진지한 태도가 첫번째 덕목이 되어야 한다고. 메이지 시대에는 에도 시대의 계급제도가 철폐되면서 하급 무사나 농민 출진이 주요 요직에 진출하면서 새로운 컬렉터들이 등장하는데 일본 경제 신문을 창간한 마쓰다 다카시, 무역없으로 부자가 된 하라 산케이 등이 그들이다. 이들은 다도와 불교 미술을 재평가한다. 마쓰가와 컬렉션 은 인상파 작품이 많은 것으로 유명한데 2차 세계대전 당시 런던 파리에 보관 되었다가 도쿄 국립서양미술관에서 공개되기 전까지 프랑스 정부가 관리하다가 반환하는 조건으로 반 고흐의 작품 스무 점을 프랑스 오르세 미술관에 소장하는 것으로 한다. 마쓰가타는 동시대 아티스트 모네나 로댕과 직접 교류하면서 그들의 작품을 적극적으로 수집한다. 그의 선견지명으로 유럽까지 가지 않아도 일본 국립서양밈술관에 가면 모네, 로댕, 고갱과 같은 대가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어쩌면 마쓰가와는 우리에게 큰 선물을 준 것과 같다. 언제든 볼 수 있다는 것은 큰 행운이지 않나? 저자는 후세에 이렇게 큰 선물을 남겨 준 컬렉터들을 언급하면서 현대의 IT업계의 부유층인 힐스족은 큰 부로 후세에 무엇을 남길 것인지? 궁금해 하는 저자를 보면서 슬며시 웃음이 나온다. 동시대를 사는 컬렉터인 저자는 아마도 미소를 지으면서 후세에 남길 선물을 생각하고 있을 것 같아서였다. 해외 역사 속의 컬렉터들 이야기 속에서는 새로운 시도를 하는 예술가들의 초기작에 대해 언급하면서 직장인 컬렉터들에게 주의를 기울일 것을 요구한다. 급진적인 작풍 때문에 외면 당하던 마티스와 피카소의 초기작품을 구입한 세르게이 이바노비치 시추킨과 이반 알렉산드로비치 모로조프라. 갤러리를 통하거나 아티스트로부터 직접 구매하는 방법을 소개하며 가족의 도움으로 무한 그물 을 구매하게 된 에피소드도 이야기 한다. 저자는 작품 앞에서 눈을 뗄 수 없어 넋을 놓고 아득해지는 경험을 했다는데 미술을 접하지 못한 탓인지 아지까지 그런 경험이 없음이 아리송했다. "아무래도 그림을 사야겠습니다 와 일맥상통한 이 책이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 있다면 저자만의 드림 하우스 컬렉션의 본질이 있다는 점이다. 예술을 취재하는 기자와는 달리 아티스트와 직접 교류하는 컬렉터인 저자는 설계자 도미니크의 도움으로 집을 완성하고 집을 완성한 뒤에는 자신이 좋아하는 작품과 함께 그 집에서 오래오래 지낼 수 있는 꿈 같은 일을 만들어 낸다. 현대 미술의 특성과도 잘 맞아 떨어지는 이 과정이다. 저자는 마지막 즈음에 선배 컬렉터로서 조언을 하며 글을 마무리 한다. 현대 미술은 자신이 사는 지역에서 발생하는 모든 것들을 녹여 낸다고 했다. 그러므로 적어도 자신이 살고 있는 나라의 역사나 문화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어야 하고 그런 준비 과정이 없다면 현대 미술에 담긴 다른 세계를 파악하기란 불가능한 일이라고 단언한다. 아직도 미술이라면 상위 부류의 취미생활 정도로 생각하며 미술관 가는 것도 쉽지 않은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만의 작품을 발견하는 날 그 가치를 소장하고 싶은 마음에 어떻게든 사고를 치고 마는 컬렉터들이 많아지기를 희망한다.
월급만으로 300여 점의 컬렉션을 일군 미야쓰 다이스케,월급쟁이 컬렉팅 노하우를 전수하다이 책 월급쟁이, 컬렉터 되다 의 지은이 미야쓰 다이스케는 부자가 아니면 컬렉팅을 할 수 없는가? 라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한다. 훌륭한 컬렉션을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다. 하지만 오직 그것만이 좋은 컬렉션의 요건은 아니다 라고. 세상에는 훌륭한 컬렉터가 많지만 지은이가 단 하나의 롤모델로 삼고 있는 것은 뉴욕의 컬렉터 보겔 부부다. 남편인 허버트는 우체국에서, 아내 도로시는 브루클린시립도서관에서 근무하는 지극히 평범한 맞벌이 부부다. 1960년대 초부터 컬렉션을 시작한 두 부부의 컬렉션은 워싱턴 내셔널갤러리에서 소장을 원할 정도로 질과 양에서 충실한 컬렉션을 구축했다. 1994년 두 사람이 컬렉션의 대부분을 워싱턴 내셔널갤러리에 기부하기로 결심한 뒤, 그들의 아파트에서 옮겨진 작품 수는 대략 2,000점이었다.지은이 역시 도쿄에 사는 평범한 월급쟁이로, 1994년 월급을 털어 구사마 야요이의 그림을 구입한 후 20년 넘게 컬렉터의 길을 걸었다. 월급쟁이, 컬렉터 되다 는 현재까지 300여 점의 근사한 컬렉션을 일구어낸 월급쟁이 컬렉터로서의 노하우를 공개한 책이다. 부자가 아니어서, 예술을 좋아하지만 내가 가까이 할 수 없는 듯 느껴져서 주저하고 있는 사람들이 예술과 좀더 가까워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지은이는 컬렉팅을 시작하는 이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체계적으로, 알기 쉽게 정리해 독자들에게 들려준다. 현대미술과 컬렉팅의 매력, 유명한 컬렉터의 사례, 자신의 롤모델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컬렉팅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만든 뒤 작품을 구입하는 방법, 아트페어 소식, 예술가들과 교류했던 경험, 작품의 보존과 보관 방법, 작품의 판매 및 대여 방법 등 실질적으로 필요한 정보를 차분히 설명한다. 자신의 컬렉션을 보관하기 위해 시작한 ‘집짓기 프로젝트’를 다룬 5장은 이 책의 백미라 할만하다. 그의 드림하우스 프로젝트는 단순히 투자 대상으로서 미술품에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아티스트와 교류하고 이를 통해 어떠한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싶다는 지은이의 욕구에서 탄생했다. 이 과정 자체가 현대미술의 다이내믹한 특성을 드러내는 듯하다.돈은 부족할지언정 이렇듯 적극적으로 컬렉팅에 임하고 있기에, 미술작품 컬렉팅 방법과 드림하우스 프로젝트에 대해 풀어내는 지은이의 목소리에는 생생하고 풍부한 경험이 바탕으로 깔려 있다. 책 속에는 구사마 야요이, 요시토모 나라, 무라카미 다카시, 시마부쿠 미치히로 등의 일본 작가들과 얀 파브르, 크리스천 마클리, 도미니크 곤잘레스 포에스터 등 서양 작가, 그리고 정연두, 최정화 등 한국 작가들과의 이야기로 가득하다. 작품을 구입하기 위해, 또 드림하우스를 완성해나가기 위해 겪었던 즐겁고도 어려웠던 에피소드들은 이 책을 읽는 독자의 간접 경험을 풍요롭게 만들어준다.
들어가며
1장 컬렉션 시작하기
1. 현대미술을 만나다
앤디 워홀이 내게 던진 질문
구사마 야요이, 운명 같은 만남
드디어 첫 작품을 구입하다!
2. 현대미술의 매력
동시대를 살아가는 아티스트
가짜가 없는 현대미술
3. 컬렉터로 살아가기
역사 속의 컬렉터들: 일본 편
역사 속의 컬렉터들: 해외 편
우체국과 시립도서관에 근무했던 부부 컬렉터
2장 작품 구입하기
1. 갤러리에 가보자
상업 갤러리에 방문하려면?
예약을 하자
취향에 충실한 작품 선택
상담하기
도쿄 갤러리 둘러보기
2. 아트페어에 가보자
거물 컬렉터의 저택을 방문하다
세계의 주요 아트페어
지불에서 통관까지
일본의 아트페어
3. 그 밖의 구입 방법
아티스트로부터 직접 구입하기
4. 미의 여신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무한그물」을 만나다
미술의 신이 준 기회, 역전 만루 홈런
해피엔드
3장 작품의 보존과 보관
1. 작품 형태
한 번 사면 끝일까?
작품의 종류와 형태
소유할 수 있는 것만이 예술작품일까? ‘증명서 한 장’의 대작
궁극의 ‘개념예술’
2. 작품의 보존과 보관
습기와의 전쟁
자외선 대책
벽과 액자
4장 아트와 돈
작품은 어떻게 팔까?
미술관에 빌려주기
작품 대여: 일본 편
작품 대여: 해외 편
5장 나만의 컬렉션, 그리고 드림하우스
내 집을 짓기 위한 첫걸음
설계자 도미니크를 만나다
내가 집을 만드는 이유
설계에서 건축까지
아직은 미완성
나에게 아트란?
선배 컬렉터의 조언
마치며
일본의 현대미술 갤러리
옮긴이 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