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아나는 신비한 불꽃을 이용해서 미라가 되어 버린 옛 애인에게 다시 생명을 줄 수도 있다"/409쪽얌보 노인 스스로 기억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어떻게 그려질까에만 몰입하던 순간,이야기는 예고(?)없이,소설의 제목이기도 한 로아나 에 관한 스토리가등장한다. 신비한 불꽃 이란 표현이 등장 할때마다 사라진 기억이 잠시 보일듯 한 현상의 은유로 읽혀진 터라,남자의 아내이거나,혹은 결정적 역활을 한 이의 이름일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그런데,만화책 주인공이였다.심지어,이야기는 기억에도 없고,신비로운 제목에 끌려 기억하고 있었던,여전히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기분 이라고 노인은 생각한다. 이미지가 아닌 단어의 힘으로 기억을 찾아낸다는 건 온전히 나의 기억인지,내것이라 생각해도 되는 것인지 얌보노인은 여전히 혼란스럽다.그러는 가운데,두 가지 비밀(?)이 풀린다.특히 그는 자신의 서점 직원에게 자신이 사랑의 마음을 품었을지 모른다고 생각했던 이유.."내 기억이 되돌아왔다.다만 이제는 가뭄 끝에 큰물이 나듯 무수한 기억이 박쥐 떼처럼 내 주위에서 빙글빙글 돌고 있다"/493쪽결론부터 말하면,얌보 노인이 혼수상태에 빠지게 된 이유도,다시 기억이 돌아오게 된 이유..그리고 다시 혼수상태로 가게 되는 이유가 모두 한 여인때문이었다.그러니까 만화속 로아나가 아닌,남자의 마음 속에 불꽃같은 여인.릴리.노인이 쓰러지기 직전 그녀가 아주 일찍 죽었다는 소식이 남자에게는 충격이었다.그런데 왜 서점 직원을 특별하게 생각했을까? 우연처럼,서점 직원의 이름과 릴리는 시빌라의 예명이었다는 사실...남자의 첫사랑은 얼마나 대단해서 몇 십년의 세월이 흐른 시점에서 듣게 된 사망 소식에 충격을 받았을까..."이제 나는 알고 있다.내 나이 열여섯 살 때 나에게 벼랑골의 밤을 잊을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다시 인생을 사랑하도록 길을 열어 준 사람은 바로 릴리였다."/679쪽릴리의 죽음만이 노인에게 충격을 준 것은 아니었다는 걸 독자들은 안다.그가 죽고 싶을 만큼 고통스러웠던 시간의 트라우마가 함께 떠올랐던 거다. 바람이 씽씽불고 편에 등장한 그라뇰라의 죽음과 당시 이탈리아 정치상황 등등,주인공과 상관없는 이도 읽기 벅찼으니,얌보 노인은 영원히 기억에서 사라지게 하고 싶지 않았을까...릴리의 사망 소식 이후 혼수상태로 들어가게 된 남자의 충격을 아주 조금 상상해 본다.코마 상태가 되어진 상태에서의 고백은,사실 읽기 힘들었다.그런데 그 시간을 마주하고 나서야 얌보 노인은 비로소,자신이 첫사랑 릴리..를 잃을수 없었던,이유를 알게 되지 않던가..소설의 전반은 거침없이 사라진 기억 속에서 몸이 기억하는 문학과 예술 이야기가 흥미로운 바면,소설의 후반은 조금 힘겨웠다.다행이라면,릴리를 향한 남자의 마음이 서글프게 느껴지는 지점이 있었다는 정도..이제 <시라노>의 여주인공에서 릴리의 이미지를 한 번 찾아 봐야 겠다.^^
자신에 대한 기억의 조각들을 복원해가는 한 남자의 여행!
다양한 영역을 넘나드는 세계적인 소설가 움베르토 에코의 삽화 소설 로아나 여왕의 신비한 불꽃 상권. 에코의 다섯 번째 소설인 이 작품은, 삽화와 소설이 결합된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에코가 직접 제작한 몽타주를 비롯하여 1940~50년대 이탈리아를 되살려낸 듯한 다양한 이미지 자료들이 텍스트들과 병치되며 독특한 효과를 만들어낸다.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깨어난 고서적 전문가 얌보는 공적인 기억은 온전한데 개인적인 삶과 관련된 기억은 모두 사라진 특이한 기억 상실증에 걸린다. 어떤 흔적들을 맞닥뜨린 경우에만 가슴속에서 신비한 불꽃 이 일어나는 것을 느낄 뿐이다. 얌보는 그 불꽃이 기억을 비춰 줄거라 기대하면서, 아내의 권유에 따라 어린 시절을 보낸 솔라라의 시골집으로 간다. 옛 물건들이 쌓여 있는 시골집의 다락방에서 기억을 복원하기 위한 얌보의 시간 여행이 시작되는데….
이 소설은 세상에 대한 모든 백과사전적 기록들은 기억하면서도 정작 자신의 이름은 기억하지 못하는 주인공이 잃어버린 기억을 찾아가는 과정을 독특하게 그려내고 있다. 에코는 특유의 지적ㆍ문학적 파노라마를 펼치면서, 그 공적인 기억에 스며든 개인의 역사와 그 너머에서 빛나는 가슴속 깊은 사랑을 보여준다.
장미의 이름 의 작가 움베르토 에코의 최신작, 로아나 여왕의 신비한 불꽃 이 이세욱의 번역으로 출간되었다. 2004년 이탈리아에서 출간된 이후, 주요 언어권별로 소설에 등장하는 각종 문학적 인용들에 관한 주석 작업을 위한 사이트가 개설되고, 번역자를 선정하기 위한 오디션(전통적으로 미국, 프랑스, 독일의 에코 소설 번역은 한 사람이 고정적으로 맡아 왔다. 그러던 것이 영어판 번역자 윌리엄 위버가 고령으로 자리에서 물러나자 차세대 영어권 에코 번역자를 선정하기 위한 오디션이 개최되었고 시인 출신의 제프리 브룩이 그 영예를 안았다. 제프리 브룩은 이 첫 번째 작업을 위해 번역문 한 장 한 장을 에코에게 보내 직접 자문을 얻었다고 한다)이 개최되는 등 숱한 화제를 낳았던 이 소설은 올해로 76세를 맞이하는 에코가 자신의 문학적 역량을 모두 쏟아 부었다 해도 과언이 아닌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 에코는 이라는 자신의 별칭에 걸맞게 고전 문학에서부터 현대 대중소설까지 방대한 문학적 텍스트를 정교히 엮은 후 그 위에 살아 있는 이미지들을 섞고 자신의 추억들까지 불어넣고 있다.
이라는 이색적인 장르 명을 달고 있는 이 작품은 단순히 글로 쓰인 것들을 그림으로 따라가는 이 아니다. 오히려 삽화와 소설이 결합된 형태라 볼 수 있는데, 작가가 직접 제작한 몽타주를 비롯하여 1940~1950년대 이탈리아를 생생하게 되살리게 해주는 다양한 이미지 자료들이 텍스트들과 병치되어 독특한 효과를 빚어낸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이러한 이미지들의 상당수가 에코 개인의 추억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으며, 실제로 많은 자료들이 작가의 개인 소장품이라는 점이다.
제2부 종이 기억(계속)
11. 거기 카포카바나에서는
12. 이제 곧 화창한 날이 오리라
13. 예쁘고 창백한 소녀
14. 세 송이 장미 호텔
제3부 OI NOΣTOI
15. 드디어 돌아왔구나, 내 친구 안개여!
16. 바람이 씽씽 불고
17. 사려 깊은 젊은이
18. 당신은 햇살처럼 찬란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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