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랑한 비린내해양생물학자가 우리 바다에서길어 올린 풍미 가득한 인문학 성찬저: 황선도출판사: 서해문집 | 출판일: 2017년 4월 몇 년 전에 우연히 마크 쿨란스키의 ‘대구(Cod)’를 읽었다. 엄청난 개체수를 자랑하던 대구.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 같은 풍요로움을 상징했던 이 생선은 어느 순간부터 점점 사라지기 시작했다. 우리 바다에서 명태가 이제는 보기 힘든 귀한 생선이 되었다는 것. 지금 우리 식탁에 오르는 명태는 저 멀리 캄차크 반도 부근의 러시아 해역에서 잡은 물고기라는 사실이 기억났다. 해수 온도의 상승으로 인한 서식환경의 변화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들 하지만, 인간의 남획이 가장 큰 요인이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이후에 폴 그린버그의 ‘포 피시(Four Fish)’와 찰스 클로버의 ‘텅 빈 바다(The End of the Line)’을 읽었다. 모두 인간의 탐욕으로 인해서 황폐화된 해양생태계와 어업의 실상을 고발하는 책이었다. 그리고 몇 년이 지나서 황선도 박사의 ‘우리가 사랑한 비린내’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 물론 이 책이 내가 읽었던 다른 책과 같이 본격적으로 해양생태계의 훼손과 이를 복원시키기 위한 노력을 쓴 것은 아니다.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해산물과 관련된 이야기들이 중심으로 쓴 책이다. 그렇지만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한국 근해의 해양생태계는 심각한 훼손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 흔하게 볼 수 있었던 각종 해산물은 자취를 감추고 어획량도 급속하게 감소했다. 정부나 어민이나 수산자원 보호를 위해서 어업금지기간을 설정하고 치어나 어린 물고기를 잡지 않고 있다. 또한 치어를 길러서 대량으로 방류하는 작업도 실시한다. 그렇지만 한번 훼손된 해양생태계는 쉽게 복원되지 않는다. 해양생물학자인 저자의 안타까움은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가 가장 안타까워한 부분 중 하나는 새만금간척사업이다. 정치적 고려와 지역개발이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시작된 이 사업으로 세계적으로 귀중한 거대한 갯벌이 사라져버렸다. 생태계 다양성은 감소했다. 원래 사업에서 기대된 해외자본투자와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경제적으로도 실패했을 뿐만 아니라, 자연생태계도 파괴했다. 그런 사업을 옆에서 지켜본 저자의 마음은 얼마나 무거워졌을까? 이러한 실패는 우리가 자연을 바라보는 근본적인 시선을 변화시키지 않는다면 계속 지속될 것이다. 우리가 조금 욕심을 참고 노력을 한다면, 건강한 바다는 다시 돌아올 것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소개된 수많은 우리 바다의 수산물을 오랫동안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생명의 시원에서 민중의 밥상까지해양생물학자가 우리 바다에서 길어 올린 풍미 가득한 인문학 성찬 호주 카카두국립공원에 있는 고대 동굴 벽화에는 고고학자들을 놀라게 한 물고기 벽화가 있다. 생김새며 뼈, 내장까지 정교하게 묘사된 물고기는 금방이라도 튀어오를 듯 생동감 넘친다. 인류의 역사는 수렵과 함께 시작되었고 물고기를 비롯한 조개, 게 등 바다 생물은 본격적으로 농경문화를 일구기 전, 인류를 먹여 살린 고마운 생물종이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 역시 다양한 바다 생물이 잡혔다. 해산물 없는 우리네 밥상을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우리와 함께 오랜 시간 살아온 바닷속 생물들, 그러나 정작 우리는 그들에 대해 무지할 때가 많다. 30년간 우리 바다를 누비며 바닷물고기를 연구해온 ‘물고기 박사’ 황선도는 맛은 알지만 정체는 묘연했던 바닷속 생물들, 특히 무지와 오해 속에서 잘못 알려진 해산물의 비밀을 특유의 감칠맛 나는 글로 소개한다. 그는 지난 2013년 대한민국 바닷물고기에 대한 첫 보고서 격인 멸치 머리엔 블랙박스가 있다 로 잔잔한 바다에 범고래처럼 등장한 과학 저술가다. 전작에서 보여주었듯 황선도 박사는 자신의 경험을 날것 그대로의 언어로 유쾌하게 풀어내는 데 일가견이 있다. 이정모 서울시립과학관장의 표현대로 그의 이야기에서는 소리가 들릴 뿐 아니라 장면이 그려지고 심지어 냄새까지 배어나 며 박찬일 음식칼럼니스트의 표현대로 봄 도미처럼 차지다 . 바닷물고기부터 패류까지 해산물의 유래와 생태는 물론 바다 생태계의 역동성과 그 앞에서 마주한 누군가의 생활과 추억, 밥상 풍경까지 우리 삶과 깊숙이 연결된 다채로운 이야기들이 연탄불에 노릿노릿 구워지는 고등어 한 점처럼 우리의 눈과 입, 오감을 자극한다.
여는 글_맛은 알아도 정체는 묘연했던 바닷속 생명들의 비밀
1. 무시받던 해산물이 돌아왔다!
해삼, 멍게, 개불 해삼, 멍게, 개불은 말한다, 우리도 주류이고 싶다.
남자는 해삼, 여자는 전복
돌기해삼부터 가시닻해삼까지 종류도 가지가지
미식가를 불러 모으는 맛
멍게를 우습게 보지 말라
바다향 물씬, 이 맛이 멍게지!
톡 터뜨려 먹는 재미, 미더덕
생긴 것으로 나를 판단하지는 말아줘
홍해삼과 청해삼은 단일 종?
1.3억 중국인의 해삼 사랑
해산물의 유구한 내력을 엿볼 수 있는 우리 옛 문헌
전복과 소라 조개의 여왕 전복 나가신다, 소라 나가신다
조개의 황제, 전복
세월을 무슨 수로 비껴갈까
전복과 그 형제들
바다 소리 들리는 소라
제주 해녀와 일본 해녀, 무엇이 다를까?
소라를 빼다 박았지만 소라는 아닐세
꽃멸과 원담 멸치 같은 멸치 아닌 비양도 꽃멸을 아시나요?
꽃멸이 멸치가 아니라고?
꽃멸은 비양도에만 살까?
멸치는 기다려 주지 않는다
제주에는 원담이 있다
해산물, 김치를 만나다
굴, 꼬막, 바지락 조개란 조개는 여기 다 모여라!
바다의 우유 굴은 사랑의 묘약
으뜸 별미, 서산 어리굴젓
남도 조개 삼형제 : 꼬막, 새꼬막, 피조개
시원한 국물 맛 책임지는 바지락
새가 변해 조개가 됐다는 설화의 새조개
비너스를 탄생시킨 가리비
패주가 주인인 키조개
조개의 여왕은 백합
무병잡수를 돕는 알약
피조개가 붉은 이유는?
그 많던 조개는 어디로? 새만금의 저주
도루묵 산란기 수백 마리 떼 지어 방정, 말짱 도루묵 될라
왠지 억울한 그 이름
강릉이 도루묵 알로 덮인 사연
거참, 기탁한지고!
2. 이토록 존재감 넘치는 물고기라니!
삼치와 방어 바다의 풍운아들, 그 치명적 질주 본능
7년생이면 1미터 길이에 7킬로그램이 넘는 대물
고등어와 참치의 중간쯤 방어
겨울 방어의 아성을 잇는 삼치 만나러 출발
10킬로그램짜리 큰 방어는 10여 명이 함께 먹어야 제맛
조선 사람이 먹기에는 아까운 삼치?
넌 누구냐? 방어와 부시리 구별법
옛 그림 속 낚시 현장
돔과 다금바리 제주 그 다금바리는 다금바리가 아니다
반짝거리는 붉은 비늘, 옥돔이라 하옵니다
지역마다 다른 자리돔의 미묘한 차이
우리나라에도 니모가 있다?
돔 자 항렬의 종손은 도미
그토록 먹고 싶었던 다금바리가 자바리라고?
돔 자 붙었다고 다 도미가 아니다
다랑어 내가 바로 금수저, 몸값 비싼 귀족이랍니다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
바다의 귀족 다랑어
다랑어 중 으뜸, 참다랑어
눈다랑어, 황다랑어, 가다랑어, 날개다랑어
한 마리가 18억? 억 소리 나는 참치 전쟁
연어 다시 돌고 돌고, 그들만의 신비를 따라!
연어의 모천회귀
연어, 종류도 가지가지
연어에 관한 옛 기록
연어 치어의 인공생산과 방류 역사
연어의 영양 분석
은연어의 생활사
3. 느리지만 건강하게 바다 한 그릇 하실래요?
위도와 홍합 내가 사랑한 섬, 그 질펀한 사연들
사연 많은 섬, 위도에 무슨 일이?
마을 이름 금 자의 비밀
섬 속의 도솔천, 내원암
사라진 조기 떼를 부르는 디뱃놀이
비나이다, 비나이다 풍어와 안전을 비나이다
위도의 자랑, 홍합
바다에서 건진 문인석이 인신 공양의 증거?
마안도 해중림 바다에 숲을 만들자, 생명을 심자
해중림 조성사업
바다에 해조류를 심자
똑똑한 생태관광은 정말 어려울까?
슬로피시 느림과 기다림의 이로움, 슬로피시를 아시나요?
공장식 어업에 대한 대안
청색혁명이 시작된다
우리나라의 슬로피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