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blog.naver.com/mate3416/222041198569< 책방 하고싶은 면서기 > 퇴근이 가까워오면 마음은 무겁고 행동은 굼떠지던 때가 있었다. 종일 격무와 인간에 둘러싸여 녹초가 되었음에도 집으로 가기 싫었던 때. 퇴근인사가 ‘나 출근해’, ‘나 출장 갔다올게’였던, 집이 가까워질수록 한숨이 깊어지던 시절. 그 때 우리 집에는 휴식, 충전, 편안함, 아늑함 이런 것들 말고 공룡, 소방차, 중장비차 같은 것들이 가득했다. (한 평에 대출이 얼만데!!) 책과 장난감 색은 또 어찌나 휘황찬란 야단스러운지 눈이 다 피곤했다. 매일 빨아 널어놓는 옷가지와 수건도, 층간소음 때문에 깔아놓은 매트도, 짹짹거리는 아이들의 목소리도 모두가 정신 사나웠다. 그래, 사나워졌다. 무엇이 너무 많아서, 잔뜩한 무엇에 포위당해서. - “때로는 단순히 ‘여기 물건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피곤해지기도 합니다.” 5쪽 『아무것도 없는 방에 살고 싶다』의 프롤로그 문장이다. 내가 경험한 바로는 ‘피곤해’ 대신 ‘사나워, 험악해, 괴물이 되어’ 같은 말들을 넣을 수도 있다. 혹 그 지경에서도 물건들이 정리되지 않으면 차마 입에 담지 못할 단어의 삽입도 가능하다. 일본의 미니멀 라이프 연구회가 열 명의 미니멀리스트를 취재한 인터뷰집이다. 사실 이들 중 아이들과 함께 사는 이는 얼마 되지 않고 대부분은 부부 또는 독신 생활을 한다. 즉, 집에 티라노사우르스도 없고 포클레인도 없고 알록달록 매트를 깔지 않아도 되는 이들인지라 훗, 코웃음 대목이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이 책에서 독자가 유심히 보아야 할 것은 이들이 얼마만큼의 물건을 갖고 사는지, 집의 인테리어를 어떻게 했는지 따위가 아니라 적은 소유로 살아가는 그들의 까닭이다. 미니멀 라이프에 대한 이들의 생각과 경험은 대략 이런 부분에서 일치한다. 심플함에서 오는 평온함과 실행력, 관리의 편리함, 본질에 대한 깨달음. 풀어 설명하자면, 물건의 가짓수가 적어 관리, 정리, 청소하기가 쉽고 > 거처와 생활방식이 단순, 심플해지니 > 정서와 감정은 평온해지고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가기가 수월하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인가, 내게 진정 필요한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물음을 거쳐 소유하기 때문에 본질을 확인하는 힘이 생겼다는 것은 필히 생각해볼만하다. 여전히 나는 사무실의 내 책상이 더 편하다. 안전함을 느낀다. 아마도 삶의 동선 중 유일하게 물건의 양과 위치를 정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일을 하다보면 서류와 책자와 사무용품 들이 널브러지게 마련인데 최대한 적은 양과 면적만을 사용하려 한다. 직원들이 ‘일 안 해?’ 핀잔 하지만 무엇이 많으면 아무래도 시야에 들어와 신경 쓰이기 마련이어서 최대한 적은 것들만 올려둔다. 반가운 사실은 꼬마들이 자라면서 집도 조금씩 달라진다는 것이다. 총천연색 장난감이 (아주 조금) 줄고 매트도 걷어내 다소 살만해졌다. 공룡과 중장비차 대신 새로운 아이템―신문 스크랩북, 한화이글스 응원문구, 재활용품을 재활용한 정체 모를 만들기 작품 등등등등―들로 리뉴얼되었다. 종종 아이들을 어르고 달래 더 이상 가지고 놀지 않는 것들을 처분한다. 한참을 쳐다보지도 않던 것들을 깊숙한 곳에서 발견할 때마다 ‘이제 가지고 놀건데?’의 시련이 오긴 하지만 좋아하고 아깝다고 해서 그 많은 걸 죄다 끌어안고 살 수는 없다고 설명한다. 이렇게만 써두면 꼬마들이 억울할 수 있으니 글에 공평을 기하자면, 나 역시 필요 이상으로 소유하고 있는 것들이 많다. 셔츠, 운동화, 책가방, 시계, 음반, (책은 차마)… 정리가 필요하다. 바로 전에 읽은 임경선 작가와 요조의 『여자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와 같은 맥락을 걷는 듯한 느낌이었다. 하기 싫은 걸 하지 않으며 단순, 명료, 분명한 삶을 살겠다는 다짐, 애초의 나를 지키는 삶을 살겠다는 다짐이 필요하지 않은 걸 갖지 않는 방식으로 더 강건해질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신기하고 반가운 연승의 독서였음을 후담으로 남긴다. 아, 그리고 진짜 좀 멋있어 보여서 꼭 해보고 싶은 게 생겼는데, ‘사복의 제복화’다. 단 몇 벌의 옷을 단정하고 깔끔하게 입는 것.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과 삶에 대한 충만함이 없으면 불가능한 라이프 스타일 아닐까. 갖고 싶다, 폼 나는 그 삶의 방식!
넘치는 물건으로 삶이 복잡한 사람들을 위한 미니멀 라이프 필요 없는 물건을 버리고 마음과 인생까지 정리한다. 최근 ‘미니멀’한 삶의 방식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점점 더 늘고 있다. 미니멀 라이프란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물건을 필요한 것만 최소한으로 남기고 홀가분하게 사는 라이프스타일을 말한다. 이 책에는 물건을 줄인 공간을 자신만의 풍요로운 시간으로 채워가는 열 명의 미니멀리스트 이야기를 담았다. 만화가 유루리 마이를 비롯해, 정리 전문가 사카구치 유코, 회사원 히지, 워킹맘 아키 등이다. 이들도 몇 년 전까지는 무엇이든 더 갖기를 원하고, 온갖 물건들에 포위되어 살아가는 보통사람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러다 어느 순간 ‘이 물건들이 진정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가’라는 의문을 품고, 필요 없는 물건을 하나씩 버리기 시작했다.그들은 물건을 버리고 단순하게 살아가기로 결심한 후 삶의 변화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마음이 편해지고 스트레스가 줄었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일을 멈추고, 원하는 삶을 향해 꿋꿋이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얻었다.’ ‘여유 시간이 생겨서 자신이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을 하게 되었다.’ 미니멀 라이프란 심플한 생활을 통해, 마음과 생각을 정리하는 것이다. 이 책에 소개된 열 명의 미니멀리스트들은 물건을 버린 후, 더 적게 소유함으로써 더 풍요롭게 살아갈 수 있는 미니멀 라이프의 힘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복잡하고 머리 아픈 생활에서 벗어나 단순하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살아가기를 원한다. 이 책이 당신만을 위한 ‘아무것도 없는 방’을 만드는 계기와 자극제가 되어줄 것이다.
아무것도 없는 방에 살고 싶다
SIMPLE ROOM 01 유루리 마이
물건이 적은 집이야말로 살기 편한 집
물건이 적으면 청소하기도 쉽고 마음이 편해져요
SIMPLE ROOM 02 오하기
물건을 줄이고 꿈을 향해 나아가는 인생
인생을 즐기기 위해서는 정말로 필요한 물건만 있으면 된다
SIMPLE ROOM 03 구라타 마키코
소중한 물건에 둘러싸여 지내는 편안함
고민 끝에 찾은 보물 상자 같은 생활을 즐기다
SIMPLE ROOM 04 히지
물건을 없애고 되찾은 혼자만의 자유시간
물건으로 과시하는 건 자신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행위일 뿐입니다
SIMPLE ROOM 05 아즈키
빗자루 하나로 시작된 미니멀 라이프
스트레스에서 해방되어 홀가분한 마음으로 살아간다
SIMPLE ROOM 06 사카구치 유코
네 식구가 느긋하게 쉴 수 있는 공간
좋아하는 물건은 단 하나로도 충분하다
SIMPLE ROOM 07 이노우에
깨끗하지만 불편하지 않은 생활
아무것도 없지만 근사한 방에서 살아갑니다
SIMPLE ROOM 08 아키
세상에서 가장 안락한 우리 집
신중하게 고른 물건들로 작은 집을 최대한 즐기며 산다
SIMPLE ROOM 09 모리타 사토시
쓸모없는 물건은 하나도 없는 심플한 방
불필요한 것들을 치우고 지금의 생활에 집중한다
SIMPLE ROOM 10 오후미
부족함 없는 미니멀리스트 부부의 삶
물건을 줄인 후 삶의 즐거움과 여유를 되찾았어요